오메가버스 AU
알파 티엔X오메가 마틴
마틴은 땀이 축축하게 밴 두 손을 꽉 잡았다. 자신이 먼저 말을 걸었으니, 빨리 말을 이어야하는데 하고자하는 말이 도저히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눈앞의 남자는 차분하게 기다려주고 있었지만, 아마도 답답함이 머리끝까지 차오른 상태일 것이었다. 그래도 지금 자신이 그의 연인이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진작에 할말없으면 간다고 했을 것이었다. 사실 지금도 아슬아슬하긴 했다.마틴은 점점 좁아지는 남자의 미간을 흘끗거리며 입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용기를 내자, 마틴.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주 자연스럽게, 오늘 우리 저녁에 중국음식 먹을까요? 하고 말하는 것 처럼 말하면 돼요. 그러나 막상 남자의 얼굴만 보면 풀이라도 바른것처럼 입술이 딱 붙어 떨어질줄 몰랐다. 결국 남자의 인내심이 폭발했는지,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할 말이 없다면…. 아, 아니에요! 그, 저, 노, 노….목소리가 형편없게 떨렸다. 노? 남자가 되물었다. 마틴은 두 눈을 꼭 감고 소리를 빽 질렀다. 노, 노티극공 가실건가요?!망했다.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헉, 흐하하하학하하하헉, 컥, 컥, 캑….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글이 미친듯이 웃다가 사례가 들려 콜록댔다. 옆에서 술을 마시던 까미유가 더럽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리며 이글에게서 좀 떨어져 앉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틴은 눈앞의 맥주를 들이켜 깨끗이 비웠다. 술도 못하는 주제에 벌써 다섯잔 째였다. 매번 술자리에서 혼자 안주를 독점하는 주제에 오늘은 안주에 손가락도 대지 않았다. 그러나 늘 술도 잘 마시지 않고 얌전이나 떨었던 마틴이 술에 취해 오열하는 모습을 보는건 무척이나 재미있었으므로, 그 누구도 술을 푸는 마틴을 말리지 않았다. 마틴은 식탁에 널부러져 오열하며 제자신을 욕하고 있었다. 이글은 새로 맥주를 추가하며 상냥하게 마틴의 말에 긍정해주었다. 그래, 이 멍청한 새끼야. 그게 뭐라고 등신같이 말을 못해?따라해봐. 노-오-팅. 이글이 깐죽댔다. 마틴은 발끈해서 탁자를 탁치며 일어섰다. 그래요! 진짜! 왜! 말을… 못하지…?기세 좋게 일어났으나 의문형으로 끝나며 어리둥절해하는 마틴을 까미유가 팔을 끌어 앉혔다. 얌전히 앉아 새 맥주를 비우기 시작하는 마틴을 보며 이글이 혀를 찼다. 그래서 언제쯤 말할건데? 이번이 몇번째냐 도대체? 노란꽃이 예쁘네요. 노트 샀는데 볼래요? 노타이 셔츠가 잘어울리네요. 노팅힐 구경가볼래요? 그리고 오늘 노티극공 가실래요 까지. 이글이 손가락을 접으며 말할때마다 까미유가 소리내서 비웃었고 마틴은 오열했다. 저, 저도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거든요? 마틴이 울며 소리쳤다. 아!!! 노팅하고 싶다!!!!!!!! 미친 새끼야, 큰 소리로 말하지마!이글이 기겁하며 마틴의 입을 막았다. 흐어허어어엉. 나도 노팅하고 싶어요, 노팅할 수 있다구요…. 서럽게 울기 시작하며 탁자위의 물건을 다 쓸어버리며 땡깡을 부리는 마틴과, 마틴의 팔에 맞아 떨어지는 물건들을 뛰어난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으로 다 받아내는 이글을 보며 까미유는 제 몫의 맥주를 들이켰다. 하하. 개판이네.그 개판은 까미유가 부른 티엔이 도착하자 수습되었다. 티엔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꼬장을 피는 마틴과 그런 마틴을 말리다가 에라 모르겠다며 같이 정신을 놓은 이글과 그 모든것을 마치 모르는 사람인것 마냥 방관하는 까미유를 발견했다. 하나뿐인 제 반쪽은 눈물 콧물 범벅으로 이글의 더듬이가 너무 슬프게 생겼다며 울고 있었다. 티엔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뭐…답이 없군. 어느정도 원인은 당신한테 있으니 책임지고 데려가지 그래?까미유의 말에 티엔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제 오메가를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것이 자기탓이라면 자기탓이긴 했다. 마틴이 곤드레만드레 취해 뻗은 이유가 뭔지 짐작도 하지 못하는 티엔 정은 마틴을 얼러 집으로 데려가려다가, 마틴이 여전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강제로 등에 업고 일어섰다. 그럼 먼저 가보지. 폐를 끼쳐서 미안하군. 미안하면 걔랑 노― 하하.이글의 입에 안주를 있는대로 쑤셔넣은 까미유가 웃으며 둘을 배웅했다. 겨우겨우 안주를 삼킨 이글이 무슨짓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또다른 개판의 조짐을 뒤로 하고, 쌈박질이 벌어지던 말던 티엔은 마틴이 떨어지지 않게 잘 추스르며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마틴은 업힐때만 해도 싫다며 칭얼거리더니 지금은 얌전하게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 일이 있어서 술을 그리도 마셨는지. 티엔은 고개를 돌려 제 등에 얼굴을 부비고 있는 마틴을 바라보았다. 노랗고 동그란 머리를 바라보던 티엔은 곧 흐리멍텅한 눈동자와 마주치고는 흠칫 놀랐다. 어…. 좀 정신이 드― 와, 되게 잘생겼다. 뜬금없는 마틴의 말에 티엔은 하던말도 잊고 멍청하게 마틴을 바라보았다.그러나 티엔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마틴의 말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왜 그렇게 잘생겼어요? 짜증나게? 짜증나요…. 뭐야. 왜 잘생겼어. 마틴의 술주정에 딱히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티엔은 그냥 발걸음을 빨리 했다. 마틴은 뒤에서 여전히 쉴새없이 조잘댔다. 당신도 잘생긴거 아는거죠? 그래서 일부러 잘생긴거죠? 다 알아요.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딱히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당황함이 가시고 나니 찾아오는 뿌듯함에 티엔은 헛기침을 했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나?질문의 대답은 의외의 형태로 찾아왔다. 갑자기 목덜미에 코를 묻고 킁킁 냄새를 맡는 마틴때문에 티엔은 몸을 굳혔다. 따뜻하고 축축한 숨결이 목을 간질이자 소름이 확 돋았다. 냄새도 좋고…. 티엔씨 페로몬 냄새 좋아요….목소리가 나른하게 들떴다. 그나마 마틴이 술을 마시던 곳과 둘의 집이 가까워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당장 어둑한 골목 어디라도 끌고 들어가 엎었을지도 모른다. 티엔은 밖에서 일을 치루지 않기 위해 이성을 다잡았다. 저건 취한 사람이다. 주정뱅이다…. 그런 티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틴은 마음껏 신나게 티엔의 페로몬을 들이키며 웃었다. 그러다가 칼같이 정색했다. 근데 왜 노팅안해줘요? 뭐?모든 술주정을 무시로 일관했으나 이것만큼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티엔은 하마터면 마틴을 바닥에 떨궈버릴뻔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틴은 눈앞에 보이는 귓바퀴를 아프지 않게 앙, 물었다. 목소리에는 심통이 가득 차 있었다. 왜 근데 노팅 안해줘요? 나도 노팅 할 수 있는데….근데 맨날 안해주고. 나는 싫어요? 난 당신의 반쪽으로 부족해요? 내가, 막, 당신이랑 노팅하려고…이렇게, 막 눈치도 좀 봤는데…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마틴이 말을 하며 부아가 치민듯 눈앞에 보이는 이곳저곳을 깨물었다. 나름대로 분노를 표현하겠다는 의지였지만, 당하는 티엔의 입장에서는 다른의미로 아주 죽을맛이었다. 방금 전부터 취기와 분노로 인해 솔솔 새어나오는 오메가의 페로몬과, 애무와도 같은 애교수준의 깨물림으로 인해 티엔은 흥분상태였다. 무엇보다도 노팅해달라는 유혹이 티엔의 이성을 아슬아슬하게 만들었다.아마 바로 코 앞에 집이 보이지 않았다면 티엔은 그대로 사람이 지나가던 말던 대로변에서 마틴을 엎었을 것이다.
급해서 그런가 문을 여는 손길이 몇번이고 어긋났다. 다섯번째 시도에 문이 열렸고, 열리자마자 티엔은 마틴을 문 안에 밀어넣고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숨이 막힌 마틴이 티엔의 가슴을 두드렸다. 그러나 티엔은 봐줄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 거리에서부터 얼마나 참았는지 알면 마틴은 얌전히 저를 받아주어야했다. 이것은 응당 그가 받아야할 선물이었다.
응…,흐…우….
게걸스럽게 마틴의 입안을 집어삼키며 티엔은 마틴의 옷을 벗겼다. 현관에 허물처럼 옷이 한꺼풀 한꺼풀 떨어졌다. 자꾸만 무너지려는 몸을 제게 기대게 하며 티엔이 마틴의 상체 이곳저곳에 입을 맞췄다. 평소라면 충분히 풀어주고 마틴이 즐기도록 전희를 즐겼겠지만, 오늘의 티엔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바지조차 온전히 벗겨줄 시간이 없어 종아리에 걸쳐놓은 상태였다. 방금 전 부터 페로몬을 풀어두었으니, 마틴의 뒤는 흠뻑 젖어있을테였다. 티엔은 미안함을 담아 이곳저곳에 짧은 키스를 남기며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가,
…농담이지?
곤히 잠에 빠진 마틴의 얼굴을 발견하고 얼이 빠졌다. 심지어 제 상체에 기대 입맛까지 다시고 있었다. 티엔은 어이가 없어 하, 하고 코웃음을 쳤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잔다고? 심통이 난 티엔이 마틴의 몸 이곳저곳을 빨아 자국을 남겼지만 마틴은 귀찮은듯 팔만 한번 휘저을 뿐, 잠에서 깨어날 줄을 몰랐다. 티엔은 허탈함에 그대로 현관에 주저앉았다. 잔뜩 성이 난 제 알파의 아랫도리 사정은 알 바 아니라는 듯 천사처럼 잠이 든 오메가를 내려다보며 티엔은 기가 차 웃었다.
정신도 없는 애를 데리고 뭘 하나 싶어 티엔은 마틴을 안아 침대 위로 던졌다. 잠결에도 꾸물꾸물 이불 안으로 잘 찾아 들어가는 마틴을 내려다보며 티엔은 이를 갈았다.
일어나면 두고 보지. 마틴.
울고 불고 애원할때까지 원하는대로 잔뜩 노팅을 해 줄 심산으로, 티엔이 그르렁대며 웃었다.
마틴은 점점 좁아지는 남자의 미간을 흘끗거리며 입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용기를 내자, 마틴.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주 자연스럽게, 오늘 우리 저녁에 중국음식 먹을까요? 하고 말하는 것 처럼 말하면 돼요. 그러나 막상 남자의 얼굴만 보면 풀이라도 바른것처럼 입술이 딱 붙어 떨어질줄 몰랐다. 결국 남자의 인내심이 폭발했는지,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할 말이 없다면….
아, 아니에요! 그, 저, 노, 노….
목소리가 형편없게 떨렸다. 노? 남자가 되물었다. 마틴은 두 눈을 꼭 감고 소리를 빽 질렀다.
노, 노티극공 가실건가요?!
망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헉, 흐하하하학하하하헉, 컥, 컥, 캑….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글이 미친듯이 웃다가 사례가 들려 콜록댔다. 옆에서 술을 마시던 까미유가 더럽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리며 이글에게서 좀 떨어져 앉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틴은 눈앞의 맥주를 들이켜 깨끗이 비웠다. 술도 못하는 주제에 벌써 다섯잔 째였다. 매번 술자리에서 혼자 안주를 독점하는 주제에 오늘은 안주에 손가락도 대지 않았다.
그러나 늘 술도 잘 마시지 않고 얌전이나 떨었던 마틴이 술에 취해 오열하는 모습을 보는건 무척이나 재미있었으므로, 그 누구도 술을 푸는 마틴을 말리지 않았다. 마틴은 식탁에 널부러져 오열하며 제자신을 욕하고 있었다. 이글은 새로 맥주를 추가하며 상냥하게 마틴의 말에 긍정해주었다.
그래, 이 멍청한 새끼야. 그게 뭐라고 등신같이 말을 못해?
따라해봐. 노-오-팅. 이글이 깐죽댔다. 마틴은 발끈해서 탁자를 탁치며 일어섰다.
그래요! 진짜! 왜! 말을… 못하지…?
기세 좋게 일어났으나 의문형으로 끝나며 어리둥절해하는 마틴을 까미유가 팔을 끌어 앉혔다. 얌전히 앉아 새 맥주를 비우기 시작하는 마틴을 보며 이글이 혀를 찼다.
그래서 언제쯤 말할건데? 이번이 몇번째냐 도대체?
노란꽃이 예쁘네요. 노트 샀는데 볼래요? 노타이 셔츠가 잘어울리네요. 노팅힐 구경가볼래요? 그리고 오늘 노티극공 가실래요 까지. 이글이 손가락을 접으며 말할때마다 까미유가 소리내서 비웃었고 마틴은 오열했다. 저, 저도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거든요? 마틴이 울며 소리쳤다.
아!!! 노팅하고 싶다!!!!!!!!
미친 새끼야, 큰 소리로 말하지마!
이글이 기겁하며 마틴의 입을 막았다. 흐어허어어엉. 나도 노팅하고 싶어요, 노팅할 수 있다구요…. 서럽게 울기 시작하며 탁자위의 물건을 다 쓸어버리며 땡깡을 부리는 마틴과, 마틴의 팔에 맞아 떨어지는 물건들을 뛰어난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으로 다 받아내는 이글을 보며 까미유는 제 몫의 맥주를 들이켰다. 하하. 개판이네.
그 개판은 까미유가 부른 티엔이 도착하자 수습되었다. 티엔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꼬장을 피는 마틴과 그런 마틴을 말리다가 에라 모르겠다며 같이 정신을 놓은 이글과 그 모든것을 마치 모르는 사람인것 마냥 방관하는 까미유를 발견했다. 하나뿐인 제 반쪽은 눈물 콧물 범벅으로 이글의 더듬이가 너무 슬프게 생겼다며 울고 있었다. 티엔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뭐…답이 없군.
어느정도 원인은 당신한테 있으니 책임지고 데려가지 그래?
까미유의 말에 티엔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제 오메가를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것이 자기탓이라면 자기탓이긴 했다. 마틴이 곤드레만드레 취해 뻗은 이유가 뭔지 짐작도 하지 못하는 티엔 정은 마틴을 얼러 집으로 데려가려다가, 마틴이 여전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강제로 등에 업고 일어섰다.
그럼 먼저 가보지. 폐를 끼쳐서 미안하군.
미안하면 걔랑 노―
하하.
이글의 입에 안주를 있는대로 쑤셔넣은 까미유가 웃으며 둘을 배웅했다. 겨우겨우 안주를 삼킨 이글이 무슨짓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또다른 개판의 조짐을 뒤로 하고, 쌈박질이 벌어지던 말던 티엔은 마틴이 떨어지지 않게 잘 추스르며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마틴은 업힐때만 해도 싫다며 칭얼거리더니 지금은 얌전하게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 일이 있어서 술을 그리도 마셨는지. 티엔은 고개를 돌려 제 등에 얼굴을 부비고 있는 마틴을 바라보았다. 노랗고 동그란 머리를 바라보던 티엔은 곧 흐리멍텅한 눈동자와 마주치고는 흠칫 놀랐다.
어….
좀 정신이 드―
와, 되게 잘생겼다.
뜬금없는 마틴의 말에 티엔은 하던말도 잊고 멍청하게 마틴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티엔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마틴의 말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왜 그렇게 잘생겼어요? 짜증나게? 짜증나요…. 뭐야. 왜 잘생겼어. 마틴의 술주정에 딱히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티엔은 그냥 발걸음을 빨리 했다. 마틴은 뒤에서 여전히 쉴새없이 조잘댔다. 당신도 잘생긴거 아는거죠? 그래서 일부러 잘생긴거죠? 다 알아요.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딱히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당황함이 가시고 나니 찾아오는 뿌듯함에 티엔은 헛기침을 했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나?
질문의 대답은 의외의 형태로 찾아왔다. 갑자기 목덜미에 코를 묻고 킁킁 냄새를 맡는 마틴때문에 티엔은 몸을 굳혔다. 따뜻하고 축축한 숨결이 목을 간질이자 소름이 확 돋았다.
냄새도 좋고…. 티엔씨 페로몬 냄새 좋아요….
목소리가 나른하게 들떴다. 그나마 마틴이 술을 마시던 곳과 둘의 집이 가까워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당장 어둑한 골목 어디라도 끌고 들어가 엎었을지도 모른다. 티엔은 밖에서 일을 치루지 않기 위해 이성을 다잡았다. 저건 취한 사람이다. 주정뱅이다…. 그런 티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틴은 마음껏 신나게 티엔의 페로몬을 들이키며 웃었다. 그러다가 칼같이 정색했다.
근데 왜 노팅안해줘요?
뭐?
모든 술주정을 무시로 일관했으나 이것만큼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티엔은 하마터면 마틴을 바닥에 떨궈버릴뻔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틴은 눈앞에 보이는 귓바퀴를 아프지 않게 앙, 물었다. 목소리에는 심통이 가득 차 있었다.
왜 근데 노팅 안해줘요? 나도 노팅 할 수 있는데….
근데 맨날 안해주고. 나는 싫어요? 난 당신의 반쪽으로 부족해요? 내가, 막, 당신이랑 노팅하려고…이렇게, 막 눈치도 좀 봤는데…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마틴이 말을 하며 부아가 치민듯 눈앞에 보이는 이곳저곳을 깨물었다. 나름대로 분노를 표현하겠다는 의지였지만, 당하는 티엔의 입장에서는 다른의미로 아주 죽을맛이었다. 방금 전부터 취기와 분노로 인해 솔솔 새어나오는 오메가의 페로몬과, 애무와도 같은 애교수준의 깨물림으로 인해 티엔은 흥분상태였다. 무엇보다도 노팅해달라는 유혹이 티엔의 이성을 아슬아슬하게 만들었다.
아마 바로 코 앞에 집이 보이지 않았다면 티엔은 그대로 사람이 지나가던 말던 대로변에서 마틴을 엎었을 것이다.
응…,흐…우….
게걸스럽게 마틴의 입안을 집어삼키며 티엔은 마틴의 옷을 벗겼다. 현관에 허물처럼 옷이 한꺼풀 한꺼풀 떨어졌다. 자꾸만 무너지려는 몸을 제게 기대게 하며 티엔이 마틴의 상체 이곳저곳에 입을 맞췄다. 평소라면 충분히 풀어주고 마틴이 즐기도록 전희를 즐겼겠지만, 오늘의 티엔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바지조차 온전히 벗겨줄 시간이 없어 종아리에 걸쳐놓은 상태였다. 방금 전 부터 페로몬을 풀어두었으니, 마틴의 뒤는 흠뻑 젖어있을테였다. 티엔은 미안함을 담아 이곳저곳에 짧은 키스를 남기며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가,
…농담이지?
곤히 잠에 빠진 마틴의 얼굴을 발견하고 얼이 빠졌다. 심지어 제 상체에 기대 입맛까지 다시고 있었다. 티엔은 어이가 없어 하, 하고 코웃음을 쳤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잔다고? 심통이 난 티엔이 마틴의 몸 이곳저곳을 빨아 자국을 남겼지만 마틴은 귀찮은듯 팔만 한번 휘저을 뿐, 잠에서 깨어날 줄을 몰랐다. 티엔은 허탈함에 그대로 현관에 주저앉았다. 잔뜩 성이 난 제 알파의 아랫도리 사정은 알 바 아니라는 듯 천사처럼 잠이 든 오메가를 내려다보며 티엔은 기가 차 웃었다.
정신도 없는 애를 데리고 뭘 하나 싶어 티엔은 마틴을 안아 침대 위로 던졌다. 잠결에도 꾸물꾸물 이불 안으로 잘 찾아 들어가는 마틴을 내려다보며 티엔은 이를 갈았다.
일어나면 두고 보지. 마틴.
울고 불고 애원할때까지 원하는대로 잔뜩 노팅을 해 줄 심산으로, 티엔이 그르렁대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