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은 종이 봉투 두개로도 모자라 책상 위 서류쌓는 자리까지 침범한 초콜릿 무더기를 바라보았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늘 있는일이기도 했지만, 매년 기분이 싱숭생숭한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물론 생각해서 초콜릿을 주는 이들의 마음에는 감사하지만…. 마틴은 한숨을 내쉬고는 새로운 봉투를 꺼내 초콜릿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왠 한숨이지?
아. 오셨어요?
마틴은 고개를 들어 문가에 서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미 퇴근 준비를 끝마친 남자의 양손은 예상 외로 텅 비어있었다. 마틴은 눈을 깜빡였다.
오늘 초콜릿 많이 받지 않으셨어요?
낮에 분명 애너벨씨가 초콜릿 건네주는걸 봤는데…. 마틴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어느새 남자는 책상 옆까지 다가와 마틴의 책상위에 쌓인 초콜릿더미를 뒤적였다. 조심히 다뤄주세요. 다 선물이니까요. 마틴의 말에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
내 것은 하랑이 먹어치운 것을 빼고는 다 본인들에게 돌려줬다. 청탁은 받지 않거든.
누구처럼 준다고 다 받지는 않는다. 남자의 말에 마틴은 초콜릿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남자를 돌아보았다. 티나지는 않지만 얼핏 평소보다 미간이 찌푸려져 있는 듯 했다.
설마 질투해요?
안한다.
거짓말.
거짓말이 아니다.
그렇지만 방금 말에 완전 가시가 돋혀 있었는데….
네 착각이겠군.
그것보다 방금전엔 왜 한숨이었지? 뭐라 입을 열려던 마틴을 손짓 한번으로 멈추게 한 남자가 물었다. 남자의 태도에 마틴은 보이지 않게 입을 삐죽였다가, 마지막 초콜릿을 봉투에 담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기도 하지만 또 제 생일이기도 하거든요. 아시겠지만. 마틴은 깨끗해진 책상위를 내려보고는 세삼스레 한번 먼지를 쓸었다.
그래서 그런가 생일 선물로 초콜릿이 너무 많이 들어와요.
아마도 날이 날이니만큼 가볍게 선물로 주기 좋으니까 그런거겠지만…. 마틴은 또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이제 초콜릿 말고 다른 선물도 좀 받아보고 싶어요. 한숨이 폭폭 끊이지 않는 마틴의 어깨를 남자가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시야에 들어온 것을 인식하기도 전에 입안으로 뜨거운 혀와 달콤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혀가 입안을 훑고 입천장을 간질이는 동안 달콤한 조각은 녹아 사라졌으나, 남자는 마틴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한참을 입을 맞추고 나서야 마틴을 풀어준 남자가 웃었다.
그러면. 이것도 싫은가?
남자의 말에 마틴은 제 입술을 손가락으로 한번 훑었다가, 눈을 내리깔고는 남자의 목에 팔을 둘렀다. 잘 모르겠는데…
한 번 더해보면 좋은지 싫은지 알 것 같아요.
남자가 낮게 웃는 소리가 입술 뒤로 먹혀 사라졌다.
~키스가 끝나고~
마틴「아. 내 생일 선물 그런데 이거 말고 따로 있는거 맞죠?」
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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