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녹 / 파멸 빙녹. 사랑스러움과 열등감과 애정과 증오가 한데 뒤섞인 히무로와 그게 어떤 감정이든 자신을 향한 것이면 기쁘게 받아들이는 미도리마. 글은 고치고 싶은데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 또다. 또 저지르고 말았다. 정신이 들자마자 히무로는 망연자실하게 생각했다.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달아오르는 하얀 피부가 시퍼렇고 까만 멍자국으로 가득했다. 입가도 찢어지고 눈가는 손톱에 긁혀 생채기까지 나있었다. 히무로는 일단 무릎을 꿇고 떨리는 손을 뻗었다. 새까만 멍 위를, 스무번은 더 망설이다 손가락으로 살짝 매만지자 하얗고 매끈한 손가락이 얽어져왔다. 멍으로 가득한 몸과 달리 아무런 상처하나 없는 깨끗한 손이었다. 그 손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불안함과 두려움이 무너지고 갇.. 더보기 이전 1 ··· 79 80 81 82 83 84 85 ··· 9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