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녹 / 진단메이커1 적녹의 소재 멘트는 '열마디 말보다는 한번의 입맞춤을', 키워드는 장례식이야. 아련한 느낌으로 연성해 연성 조금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늦가을이었다. 뒷정리를 모두 끝내고 하늘을 바라보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나서야 빈 교실문을 열었다. 너는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어서와 신타로. 장기판에 말은 모두 제자리에 놓여있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너는 입꼬리만 올려 웃었다. 나는 너의 맞은편에 앉으며 졸을 움직였다. 열 몇 수 지나지 않아서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던 판세는 어느샌가 역전되어 승기는 너를 향해 기울고 있었다. 어느곳에 장기말을 놓아 내 왕을 잡을지 고민하는 너의 옆모습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 노을빛에 붉게 물들었다. 나는 .. 더보기 이전 1 ··· 69 70 71 72 73 74 75 ··· 9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