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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쿠농

흑녹 / 진단메이커2

흑녹. '이제부터 거짓말을 할거야.' 키워드는 식은땀. 이 뒤로 전혀 써지지 않아서 포기.


 



 쿠로코는 미도리마의 등을 껴안았다.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등에 얼굴을 묻고 숨을 잔뜩 들이쉰 후에 쿠로코는 입을 열었다. 잘 들어요, 미도리마군. 애써 담담한 척 하는 목소리가 애처롭게 떨렸다. 이제부터 거짓말을 할겁니다. 제 등뒤로 내달리는 식은땀을 느끼며 쿠로코는 두팔에 힘을 단단히 주었다.

 미도리마군이 좋습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머리카락도, 길게 내리깐 속눈썹도, 속눈썹 아래 투명한 눈동자도, 곧게 뻗은 코도, 굳게 다물린 입술도, 새하얀 피부도. 몸 하나하나 짜여진 마른 근육들이며 매끄럽게 쭉 뻗은 등이며 길고 마디진 손가락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테이프들 모두 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 뿐일까요, 그 손끝에서 쏘여져 나가는 아찔하고 아름다운 공이 그리는 포물선, 공이 찬찬히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동안의 하염없는 침묵들, 경탄들. 모든것이 사랑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좋아해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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