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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쿠농

황녹 / 황녹 니네 속도위반해 날 위해 ㅠㅠ



전에 써둔 황녹. 오메가버스 AU로 사고친 황녹이 보고싶어서....




미도리마 신타로는 제 손에 들린 테스트기를 쳐다보았다. 두 줄이었다. 혹시 몰라 눈을 비벼도 보고, 볼을 꼬집어도 보고, 안경을 벗어 닦은 다음 다시 쓰고 들여다 보기도 했지만 두 줄이 한 줄이 될리가 없었다. 미도리마는 떨리는 손으로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테스트기가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쓰레기통에 안착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한달 전 서로의 페로몬에 취해 정신없이 몸을 섞었던 밤이 생각났다. 확실히 콘돔도 썼다고 생각했는데, 불량품이 있었던 것인가. 미도리마는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하지. 머리가 텅 빈 것 같았다. 

미도리마는 핸드폰을 열어 익숙한 번호로 메일을 보냈다.

-죽어.



*

 

 

 

 미도리맛치미도리맛치?? 슈토쿠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어쩐지 낯익은 목소리에모든 시선이 체육관 입구에서 헐떡이고 있는 금발의 남자에게 가서 멎었다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왔는지교복차림 그대로인 모습이었다모두의 시선이 한 순간에 팍 짜식었다.어떻게 해보라는 듯이 모두가 미도리마를 쳐다보는데 미도리마의 상태가 이상했다키세여기까진 왜 온 것이냐하고 한번 팅기고키세의 미도리맛치가 보고 싶어서 촬영 끝나자마자 달려왔슴다하는말에 얼굴을 붉히고 말로는 츤츤대지만 페로몬으로 기쁘다고 데레데레했어야 할 한쌍의 커퀴벌레였건만미도리마는 키세를 보자마자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다시 농구공으로 시선을 돌렸다이게 뭔?? 색다른 패턴에 슈토쿠 농구부는 전원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그러고보니 키세도 얼굴이 평소마냥 미도리맛치하고 풀어져있는 얼굴이 아니었다어쩐지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에 슈토쿠 농구부는 뭔지는 몰라도 쟤가 뭔가 잘못을 했겠거니 생각했다.

 

 미도리맛치저 무슨 잘못한거 있슴까??

 

숨을 고르고 저를 쳐다보지도 않는 미도리마에게 다가가 울상을짓는 키세는 뭐랄까… 주인 없는 사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던걸 들켜 축 쳐진 커다란 리트리버 같았다미도리맛치미도리맛치저좀 봐주세요제가 무슨 잘못 했어요제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요갑자기 문자로 죽어하고 보내다니 넘함다저 제가 뭘 잘 못 했는지 수업시간 내내고민해보고 부활 땡치고 오는 길에도 내내 생각해봤는데 결국 모르겠슴다제가 뭘 잘못한거예요조잘조잘 쉴새없이 우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미도리마와 시선을 마주치려 애쓰는 키세를 보며 슈토쿠 농구부원들은 흥미반 짜증반이 솟구쳐오르는 것을 느꼈다조금만 더 있으면 미야지가 트럭으로 기적의 바퀴벌레 둘을쳐버릴 것 같아 보다못한 오오츠보가 입을 열어 사랑싸움은 나가서 하라고 하려는 찰나

 

 으악잠깐잠깐신쨩 울어설마 우는거야??

 

경악에 찬 타카오의 한마디에 키세는 물론이고 체육관에 있던농구부 모두가 얼어붙었다잠깐미도리맛치당황하는 키세를 향해 농구부 모두의 비난의 시선이 꽂혔다뭔지 모르겠지만 쟤가 잘못했네헤어져. 모두가 하나 되어 외치는 슈토쿠 농구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키세가 슬쩍 미도리마를 껴안아 달랬다미도리맛치일단 눈물 뚝 그치고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 미안해요그니까 울지말고… 등을 토닥여주는 키세의 다정한 목소리에 미도리마의 눈에서 더 왈칵 하고 눈물이 쏟아졌다울음기가 가득한 목소리로차분해지려고 노력하며 미도리마가 입을 열었다.

 

 …네 애를임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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