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져마틴루드빅 / 마틴이 이지메(???)당하는 뻘글
*캐붕 낭낭함
*진심으로 마틴을 좋아해서 하는 말에 마틴이 치이는 이야기
마틴은 지금 당장 자기 머리 위로 핵이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빌었다. 그러나 이쪽이다는 무슨 E조차도 들리지 않는 평화로운 트와일라잇 광장, 파라솔 아래 마틴은 눈앞에 놓인 코코아잔만을 만지작 거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양 옆 의자에 인상을 찡그리고 서로를 노려보는 남자 두 명을 끼고.
지금 당장 내 못생긴것에게서 손 떼라.
벨져가 홍차컵을 우아하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틴은 저 말의 어디를 먼저 지적해야할지 고민했다. 언제부터 당신의 소유였냐고 물어야하는지 아니면 제가 왜 못생겼어요 라고 반발을 해야하는지 고민을 하던 마틴은, 소유격에 지적을 했다가는 목에 칼이 들어올 것 이라는 한없이 확실한 미래에 가까운 예상에 전자를 포기하고, 못생겼다는 말에 지적을 했다가는 그걸 진심으로 묻냐는 표정을 지을 것이 뻔했기에 후자도 포기했다. 지적의 말은 마틴 대신 마틴의 옆에서 나왔다.
당신이야말로 손떼시죠. 당신의 손이 불쾌해서 안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더 못생겨지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못생겼다는 것에 대한 지적은 들어있지 않았다. 마틴은 그냥 포기했다. 그래도 어디가서 외모로 이런 대접 받아본 적 없는데. 마틴은 갑자기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이런 못생긴거에 눈독들이다니. 미천한 취향이군.
벨져가 정말로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루드빅을 바라보았다. 저 눈빛의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루드빅인데 대체 왜 내가 서러워지는지 모르겠다. 마틴은 입술을 꾹 물고 앞으로 올 두번째 마음의 상처에 미리 대비하기로 했다.
하…. 이런게 취향입니까.
루드빅이 코웃음을 치며 턱짓으로 마틴을 가리켰다. 마틴은 목 뒤에서 넘어오는 뜨거운 것을 꾹 삼켜내려 했으나, 장렬히 실패하고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기 시작했다. 미리 대비해서 될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도 데미지는 엄청나게 났다. 3장 2모에 이펙트까지 빨은 미친 데미지였다.
집에 가고싶어. 재단에 돌아가고싶다. 마틴이 서럽게 눈물을 뚝뚝 흘리자 벨져가 잠시 제 품안을 뒤졌다. 그리고 공성에서 쓰러져도 좋다, 하고 자신의 칼을 닦을 때 사용하는 것이 분명한 새하얀 손수건을 꺼내 마틴의 눈가를 상냥하게 닦아주었다. 마틴은 벨져의 상냥함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그의 손에 제 눈가를 맡겼다.
쯧, 울지마라.
울면 안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더 못생겨지지 않나. 마틴은 마음을 바꿔 벨져의 손에서 손수건을 낚아채 눈물도 닦고 코도 풀었다. 킁. 벨져가 한 번 얼굴을 찡그렸다가 손수건 끝을 조심스레 집었다. 실크소재의 비쌀 것이 분명한 손수건은 그대로 쓰레기통행이 되었다.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던 루드빅은 무엇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혀를 쯧 소리내게 찼다.
기껏 못생긴 얼굴이 봐줄만 하게 되었었는데 뭐하는겁니까.
좀만 더 울어보세요. 루드빅이 상냥하게 웃었다. 그래. 맞아. 이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었지. 하하. 마틴은 허탈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양 옆에서 뭐가 좋아서 웃지? 하는 벨져의 목소리와 뭘 쪼갭니까? 하고 묻는 루드빅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 다 아무런 악의도 협박의 의도도 없는 순수한 의문을 담은 물음이라는 것을 아는 마틴은 그저 한숨만 쉬었다. 지금 당장 옆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고 있는 레나양이 자신을 금강쇄로 찍고 둥둥탁 섬전각으로 전광판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어보았지만 트와일라잇의 광장은 오늘도 빌어먹게 평화로울 뿐이었다.